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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게 참 얄팍하더군요.
그가 내게 그런 말들을 내뱉는 순간...
내게 가해지는 위기들이 보이는 순간...
찰나 머리가 쿵 울리더니
제 마음이 그만 차갑게 식어버리고 말았어요.
마치 끓는 주전자를 그대로 바다에 집어넣은 것처럼,
아니, 뜨거운 커피에다 얼음을 가득 넣은 것처럼.
영원을 맹세하던 결심은 온데간데 없고
식을 대로 식어버린 껍데기만 남아버렸죠.
사람은 역시 이기적인 게,
그렇게 되니 스스로 너무나 창피해서,
그가 밉기까지 하더군요.
왜 나를 이런 사람으로 만들었나 원망까지도.
난 그렇게 더 움츠러들고 인색해졌어요.
사랑이 일순간 그렇게 변질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것도 목숨까지 바치겠다던 사랑이요.
맞아요.
아마도 난 진짜 사랑을 한 게 아닐지도 모르죠.
그저 호르몬의 영향이었거나
사랑에 빠진 역할에 몰입하고 있었을 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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